'워해머팬픽'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2.03 [원정기] 위력 정찰
  2. 2015.01.24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식 민주주의
  3. 2015.01.24 [원정기]지옥같은 행성
  4. 2015.01.09 [원정기] 제식소총
  5. 2015.01.04 [원정기] 로드 커미사르

러한 이유로 첫 번째 임무는 생각보다 빨리 떨어졌다. 총독은 워프 폭풍 기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이상 현상에 대비해 정찰활동을 강화해달라는 식으로 돌려서 이야기했지만 그 의미는 명확했다. 외부인들의 주둔기간이 늘어나는 것이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그 외에 높으신 분들의 사정이 합쳐져서 배키안 7연대는 중규모 적대적 움직임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위력정찰 임무를 맡게 되었다. 임무를 위해서 카이영이 속해있는 제 2소대가 차출되었다. 소대 공용화기반까지 포함해 200여명과 다수의 키메라, 카디안 패트롤 팀, 전차 소대를 동원한 대규모 위력정찰이었다. 심지어 중대장이 직접 지휘에 나섰다.

 모르톤 대령이 직접 나선 것은 로드 커미사르와의 알력 때문이었다. 작전하는 카디안 병사의 수를 늘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반면 로드 안드레아는 배키안 제 7연대를 신뢰하지 않았다. 배키안 7연대원들은 이미 반역자 스페이스 마린 혹은 워프의 악마들과 전투를 거친 베테랑들이었다. 하지만 오크의 싸움 방식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고 이해할 수 없었으며 언제나 상식 밖이었다. 경험 없는 지휘관들이 과연 싸움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그는 자신이 어디까지나 참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필요 이상의 조언은 하지 않았다. 불행히도, 그것만으로도 상급 장교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는 충분했기에 상급 장교들은 커미사르들이 지휘권에 간섭을 한다고 느꼈다. 이유야 어쨌든, 지휘부의 속내를 모르는 병사들로서는 그저 긴장될 뿐이다.

 임무는 카시아눔을 거쳐서 지역 PDF인 클레엔테스의 원정군 주둔지를 통과해 남부일대를 정찰하는 장기 임무였다. 오크를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카밀루스의 아들 마르쿠스와 그의 백인대가 안내역으로서 합류하게 될 것이고, 그들과 함께 남쪽 지역을 20여 킬로미터 정도 정찰하는 것이 주 목표였다. 이미 클레엔테스 원정군은 카시아눔 남쪽 60여 킬로미터까지 진군하여 주둔지를 설치한 상태였다. 임무 내용을 짧게 브리핑하는 소대장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키메라의 진동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로드 커미사르는 소대장의 옆에 앉아 침묵하고 있었다. 푹 눌러쓴 모자와 거대한 제복 깃, 턱까지 가리는 카라페이스 아머의 목 보호대 때문에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소대장이 말을 더듬으며 카디안 부대는 어디까지나 지원군이며 우리 2소대가 주력이다라고 강조하는 동안에도 로드 커미사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이오닉 아이만이 붉게 타오르며 빛날 뿐이었다.

브리핑이 끝나자, 전투 속도로 달리는 키메라의 울림만이 남았다. 다른 차에서는 각기 졸거나 떠들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삼십분이 지났는지, 한 시간이 지났는지. 어색한 정적을 참지 못하고 깬 것은 카이영이었다.

 

소대장님, 슬슬 시간 됐습니다.”

시간?”

정기 통신 시간입니다.”

, 아아~ , 그렇지. !”

, 소대장님.”

 

 통신병인 귄이 대답했다.

 

하라고 하시면 해보긴 하겠는데, 제가 하는 거보단 그냥 키메라용 무전기로 해보는 게 나을 겁니다.”

저도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분대장인 알빈란이 거들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대장은 잠깐 당황했다.

 

일단 그냥 해봐. 안되면 저쪽에 부탁하면 되지.”

알겠습니다.”

 

 귄이 헬멧을 조작했다.

 

아아, 여기는 쑥국새 아빠, 여기는 쑥국새 아빠. 산호초 나오라고 알림. (여기는 1소대다, 중대 본부 응답 바란다.)”

여기는 산호초라고 알림. (중대 본부에서 받았다.)

지금부터 말미잘과 정기 통신에 들어가겠다고 알림. (지금부터 연대 본부와 정기 통신을 하겠다.)”

수신완료. (알겠다.)

아아, 여기는 쑥국새 아빠, 쑥국새 아빠. 말미잘 나오라고 알림. (여기는 1소대다, 연대 본부 응답 바란다.)”

「…」

아아, 말미잘, 말미잘. 여기는 쑥국새 아빠.”

「…」

말미잘 통사 나와라, 이상. (연대 본부 측 통신원 응답 바란다)”

「…」

 

 귄이 얼굴을 찡그렸다.

 

안 잡히냐?”

그게 말입니다, 분대장님. 컨택은 되는 거 같은데 DX가 강한지 잡음이 심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연결은 되는데 신호방해가 강한지 잡음이 심해서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시그널이 약한가? (신호가 약한가?)”

아마 그건.”

 

 무딘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자 모두들 얼어붙었다. 그러든 말든, 로드 커미사르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워프 폭풍 때문일 거다. 이제부터는 무전은 소용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네, 소대장.”

, 그렇습니까?”

그렇네. 그것보다는 앞으로 몇 시간 정도 남았지?”

, . 도착예정까지 5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많이 남았군. 나는 눈 좀 붙일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깨우게.”

, 알겠습니다.”

 

 소대원들은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로드라는 칭호가 붙은 초 고위 장교가 매우 불편했던 것이다. 그것이 로드 커미사르의 배려라는 것을 모른 채, 소대원들은 작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잠을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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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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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버에게 오늘은 참으로 중요한 날이었다. 선거를 통해 알파리전이 5년 간 믿을 신이 결정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카오스 신 중에 믿을 만한건 젠취 뿐이었다. 너글은 똥 냄새나 풍기는 거렁뱅이었다. 입에서도 암내가 날게 분명했다. 슬라네쉬 파는 선거날이 다가오자 카오스 신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신이라고 언플을 했다. 하지만 그 자식들인 키퍼 오브 시크릿이나 데모닛을 봐도 그런 말이 나올까? 코른? 그 병신 새끼? 코른의 추종자들은 머리에 똥만 든 병신들이었다. 대포 앞에 대가리를 들이대고 쏴주세요 하는 머저리들. 솔직히 말해서, 레이저포가 전장을 수 놓고 거대 로봇이 돌아다니며 하늘에서는 전함들이 우주세기를 찍는 미래 전쟁에서 도끼와 갑옷을 입고 말을 탄 채 기병돌격을 한다는게 가당찮기나 한가? 코른 버서커? AP4짜리 도끼요??? 죄송하지만 테이블을 잘못 찾은건 아닌가요? 워해머 판타지는 저쪽인데요?

 아무튼 젠취파의 수장인 위버로서는 절대로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슬라네쉬나 너글은 그래도 총을 쏠 줄 알았다. 하지만 코른 놈들에게 지휘권이 넘어갔다간 헬드레이크의 화염방사기부터 전함 대포마저 전부 충각으로 바뀔 것이 분명했다. 보나마나 포인트는 무조건 888로 고정될것이고. 그것 만은 막아야만 했다.


 "대장님, 거의 다왔습니다."

 "어, 그래. 늦지 않게 도착했군...?"


 위버는 자신도 모르게 말꼬리를 올렸다. 메탈 빡스에서 내린 위버의 눈 앞에 보인 것은 회의장을 둘러싸고 있는 빨간 갑옷들이었다. 머저리 같은 코른 버서커 놈들이 8열 종대로 방진을 짜고 회장 입구를 막고 있었다. 위버의 젠취파 뿐만 아니라 슬라네쉬나 너글파도 회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너글 파인 늅늅이우스는 이미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이놈들!"

 "무슨 짓이고 뭐고 못 지나간다!"


 코른 파의 수장 카파클라가 호탕하게 웃었다.


 "네 놈들 모두를 못 들어가게 한다면 이번 선거의 승리는 우리 것이다! 피의 신께 권력을! 해골 옥좌에 소중한 한표를! 우하하하하!"

 "이, 이 놈이!"

 "여기는 우리 셋이 반목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슬라네쉬 파인 지개기우스가 말했다.


 "이제 회의가 2시간 밖에 안 남았는데, 저놈들 비킬 것 같지가 않다. 힘을 합쳐서 저 무식한 새끼들부터 뚫자."

 "나는 동의한다."


 늅늅이우스가 각종 화학병기를 만지작 거리면서 말했다. 위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세 명은 싸움의 혼란을 틈타서 뒤통수를 칠 생각만 하고 있었다.


 "모두 쳐라!"

 "와라! 회의장에 가고 싶다면 나를 쓰려뜨려라! 하하하하하! 돌격!"


 한 시간에 걸친 혈투가 끝나고, 회의장 문 앞은 시체만이 가득했다. 가장 먼저 뒤통수를 친 것은 젠취파였다. 전투가 시작한지 30분이 지나자 위버의 사이커들이 자폭을 하거나 오인사격을 했던 것이다. 젠취파가 소환한 플레이머 오브 젠취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코른파에게는 6+ 인불을 주고 너글과 슬라네쉬의 추종자를 태워댔다. 위버는 리더쉽 테스트 실패나 패릴, 스캐터 미스를 핑계로 댔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리더쉽 10에 피어리스인 사우전드 선이 리더쉽 테스트 실패라는게 가당키나 한가? 물론 사실이었어도 안 믿었겠지만.

 열 받은 늅늅이우스의 블라이트 수류탄(역병 수류탄)이 전선 한 복판에서 터졌다. 무차별 팀킬에 코른이고 슬라네쉬고 할 것 없이 고통스러워하며 썩어들어갔다. 심지어 너글파마저 사망자가 나왔다. 너글의 썩는 땀내마저 극복한 그들이었지만, 너글의 축복을 받은 구더기나 각종 시체처리 곤충들이 살을 뜯는데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젠취파는 다구리를 맞아서 전멸한지 오래였다.

 하지만 전투의 승리자는 슬라네쉬었다. 소개팅을 주선해준다는 말에 각 파벌의 2중대장이 포섭당했던 것이다. 전투가 중반에 들어가자 코른과 너글 파의 2중대는 배신을 때리고 제일 먼저 파벌의 우두머리의 모가지를 따버렸다. 물론 젠취파벌은 전멸한지 오래였다. 결국 살아남은 슬라네쉬파와 배신자들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당당하게 회의장에 입성했다. 물론 꼬라지는 패잔병이 따로 없었다. 어떤 녀석은 투구가 사라졌는가 하면, 어떤 녀석은 갑옷이 걸레가 되었고, 팔이나 다리가 사라진 녀석도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모두들 잘했다. 섹스 전사들이여. 민나 후후... 민나 섹스다! 섹스섹스! 섹스!"


 아무튼 승리한 지개기우스가 의장석에 올라가 당당하게 외쳤다.


 "그럼 올해 우리 알파리전이 믿는 신은 슬라네쉬로 결정하겠다!"


 지개기우스가 의사봉을 두드리자 슬라네쉬 파가 함성을 질렀다.


 "잠깐! 나는 반대다!"


 코른파의 2중대장 카파클이 말했다.


 "뭐? 소개팅 받기 싫은거냐? 상관없다! 너희가 투표 안해도 우리가 이긴다."

 "나와 우리 애들은 젠취에 투표하겠다."

 "뭐라고?"

 "나는 사실 위버다!"

 "니가 위버면 나는 알파리우스다!"

 "자, 봐라!"


 카파클이 헬멧을 벗자 젠취파의 수장인 위버의 얼굴이 드러났다.


 "저 놈은 사기다! 내가 진짜 위버다!"


 너글파의 2중대장인 카이러스가 헬멧을 벗었다. 이 녀석도 위버의 얼굴이 드러났다.


 "사실 나도 위버다!"


 그러자 여기 저기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위버다!"

 "나도다!"

 "나도!"

 "이쪽도 있다!"

 "여기도 있다!"

 "내가 진짜 위버다!"

 "나는 알파리우스다!"

 "나는 오메곤이다!"

 "나는 황제다!"

 "저기 멧와드다!"

 "얘도 위버다!"

 "우리 엄마도 위버다!"


 지개기우스가 소리질렀다.


 "그만해 이 미친놈들아!"

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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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길 넘겨줄 순 없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소대장은 적의 총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서 죽었다. 북부군의 괴상한 갑옷은 K-16으로는 기스 정도 밖에 나지 않았다. 해골과 뾰족한 장식들이 주렁주렁 갑옷은, 화포의 맞자 잠깐 비틀거렸지만, 이내 왼손에 든 권총을 쏘며 달려왔다. 시체가 즐비했다. 방어선은 3차까지 뚫렸고, 본부가 바로 뒤에 있었다. 그 뒤로는 수도가 코앞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다. 여기서 막아야한다. 카이영은 떨리는 손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 얄개 새끼가! 부소대장이 발광하듯 비명을 지르며 수류탄을 뽑았다. 끌어앉고 자폭하려는 거구의 부소대장을, 갑옷은 코웃음 치듯 톱날로 썰어버렸다. 피와 내장을 흩뿌리며 부소대장이 폭발했다. 발광하며 총기를 난사하는 소대원들을 비웃으며, 갑옷은 포효 했다. 해골 옥좌에 해골을!

 

 카이영 병장님?”

 -!”

 

 카이영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깨어났다. 쪼그라든 기도가 대신 비명을 질렀다. 끼으아아악하고, 목이 졸리는 소리를 내며 카이영은 발버둥 쳤다.

 

 병장님? 병장님?”

 

 불침번이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카이영은 손을 저으며 등을 두드려주는 불침번을 밀어냈다. 등에 가해지는 충격이 그를 더 고통스럽게 했다.

 한참을 몸부림치고 나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카이영은 쇳소리를 내며 말했다.

 

 , …….”

 여기 있습니다.”

 

 수통의 물을 우겨넣듯 마시고는, 카이영은 화장실로 달려갔다. 토해내고 마시고 토해내고 마시고를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나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괜찮으십니까?”

 , 아니괜찮아.”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

 

 그냥 더위 먹은 것 같아.”

 그러게 말입니다. 말 그대로 찜통 행성 같습니다.”

 

 아펜니노 행성은 일종의 화산 행성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각 활동이 활발한 행성이었다. 행성 전역에 크고 작은 간헐천들이 생성되어있었고, 간헐천들은 물과 증기를 내뿜었다. 말이 간헐천이지 곳곳의 분사구에서는 쉴 새 없이 증기가 나왔다. 활발한 화산 덕분에 행성 지하수는 항상 끓는 물이었고, 24시간 내내 행성 표면이 뜨거운 안개로 덮여있었다. 기본적으로 행성표면의 온도는 30도에서 70도 사이를 왔다 갔다 했는데, 사람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배키안 연대에게는 주둔지내의 온도조절 시스템과 적대적 환경 보호복이 지급되어야 했지만, 때 아닌 워프 폭풍 때문에 수송대의 도착이 늦어지고 있었다. 덕분에 연대는 작전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였다. 아펜니노 행성 환경에서는 전투군장을 한 채 5분만 걸어도 물에 빠진 것처럼 옷이 땀범벅이 되고, 습기 찬 뜨거운 공기는 숨 쉬는 것조차 괴롭게 했다. 20분이면 수통의 물이 바닥났고 1시간 정도면 탈수 증세로 쓰러지는 병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비상용으로 갖춰둔 찬물도 반시간도 되지 않아 뜨거워졌다. 덕분에 병사들의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덤으로 작전행동은 밀폐된 차량을 이용한 정찰 정도로 제한되었다. 지휘관들은 자기 휘하의 병사들을 정찰조에 편성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래야만 자신들도 키메라에 탑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연대 작전회의도 키메라 내에서 열릴 정도였다.

 이러한 환경은 예상치 못한 이점을 주기도 했다. 병사들이 열기를 피하기 위해 파견중대원들과 가까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카디안 차량 운용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연대의 인기인이었다. 1소대의 괴짜 핸슨 중위에게 조차도 잘 보이려고 애썼던 것이다. 상호간의 교류가 점차 활발해졌으며, 두 연대의 병사들은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었다. 그 과정에서 뇌물이 오가기도 했지만 커미사르들은 적당히 눈감아주고 있었다. 이러한 조취가 연대장의 지시라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뜨거운 공기 속에 있자, 안 그래도 안 좋던 기분이 급속도로 우울해졌다. 악몽에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익숙해진 상태였지만, 이 뜨거운 공기는 도무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그나마 배키안 연대원들은 나은 편이었다. ‘하늘로부터의 기적에는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병사들은 뜨거운 기후를 어느 정도 겪어본 편이었다. 그렇지 않은 카디안 병사들은 밤에도 몰래 차량 안에서 잘 정도였다. 한번 일어나자 더워서 도무지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자야만 했다. 낮이 되면 더 뜨거워지기 때문이었다. 카이영은 감기지 않는 눈을 억지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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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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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새로운 간부들이 부임했다고 해서 부대원들의 생활이 180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07 배키안 연대가 임페리얼 가드에 소속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갑자기 가드맨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오전 구보, 세면, 아침 식사 후 지정된 장소로 집합하자, 그제야 평소와는 약간 다른 상황이 생겼다.

 

오늘의 첫 번째 교육훈련은 제식장비 교육이랜다.”

 

소대장은 그 말만하고 나가버렸다. 자기네들끼리 뭔가 할일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카이영은 소대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2소대장은 연대에서는 정말 드물게, 전쟁 경험이 없는 햇병아리 소위였다. , 우리 6중대에서는 4소대장을 제외하고는 전원 경험 없는 소위들이었지만. 지난 내전에서 장교 전사율이 높았던 탓이다. 어째 멍청한 놈들만 살아남았다.

어쨌든 새로울 것도 없는 분위기의 막사에서 반쯤 잠이 덜 깬 카이영, 그리고 김빠진 상태의 소대원들이 모여 있었다. 도합 40. 지구가 아니라 행성 하늘로부터의 기적전역에서 모아온 베테랑 병사들이었다. 출신 부대가 여기저기 흩어져있기에, 신입생 교실처럼 아직도 어수선하고 난잡한 분위기였다.

그러는 동안 사람이 왔다. 전체- 차렷! 하고 1분대장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카이영은 반사적으로 자세를 바로 했다. 그는 체격이 좋다기보다는 뚱뚱했으며, 숱이 얼마 없는 머리 아래로 까무잡잡한 얼굴에 흉터와 주름이 가득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카디아 패턴의 전투복 위로 방호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내 이름은 다들 알겠지? 사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사실 한 달 후에는 얼굴을 다시 마주할 일도 없을 테니 이름을 몰라도 문제없지.

어이, 거기 너. 라스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그는 병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굉장히 귀찮아 보이는 얼굴로 라스건을 집어들었다.

 

이건 칸트렉스 패턴 라스건이다. 가드맨의 가장 표준적인 무장이며 네놈들의 목숨보다 소중한 물건이다. 그냥 간단하게 목숨이라고 생각해라. 라스건이 부서지면 총살될 테니까.

기본적으로 라스건은 여러 가지 패턴이 있지만 동일한 구조와 동일한 파워팩을 사용한다. 파워팩 하나당 2000발을 사격할 수 있지. 네 놈들의 저열한 문명을 생각하면 이런 병기를 들게 되는 것은 기적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이 중 절반 이상은 2000발을 다 쏴보지도 못 할 거다.

,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저길 봐라.“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모래주머니가 있었다. 마치 성벽이라도 만들려는 듯 서너 겹으로 두껍게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교관이 시선을 보내자 녹색 눈에 의안을 한 카디아 병사가 소총을 들고 조준 주머니를 조준했다.

 

지금 이 녀석이 들고 있는 것은 K 뭐시긴가 하는 네놈들이 쓰던 구식 총이다. 좋아, 사격 개시.”

사격 개시!”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자 소총이 불을 뿜었다. K-16 소총은 울분을 토하듯 풀 오토로 30번의 불꽃을 토해내고서야 멈췄다.

사격이 끝나고 병사가 모래주머니 하나를 들고 왔다. 주머니 한 쪽에서는 횡하니 뚫린 구멍으로 모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교관은 모래주머니를 받아들고 앞뒤를 뒤집어가며 보여주었다.

 

이 케이 뭐시기 소총은 이런 모래주머니 하나 제대로 관통하지 못했다.”

이건 두 번째 열에 있던 포대입니다, 원사님.”

그럼 하나는 관통했군. 포대는 두껍게 쌓아뒀나, 타디스?”

. 10열로 쌓아뒀으니 마음것 갈기셔도 됩니다.”

좋군. , 그럼 굼벵이들아 눈 똑똑히 뜨고 잘 봐라!”

 

교관은 라스건의 개머리판을 옆구리에 낀 채 소총을 갈겼다. 드르륵거리는 낮은 소리와 함께 짙은 이온 냄새가 났다. 라스건의 총구에서 레이저가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 모래주머니에 명중했다. 모래 포대는 비명을 지르며 펑펑 터져나갔다. 사방으로 모래가 튀었다. 앞 열의 병사들에게까지 모래가 튈 정도였다. 교관이 백여 발을 갈기고 나자 모래포대로 된 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카이영 뿐만 아니라, 사병들은 모두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교관은 약간 으시대며 말했다.

 

봤나? 이게 진짜 총이라는 거다.”

 

----------------------------------------------------------------

 

K-16 오토 라이플

  K-16 오토 라이플은 오토건의 일종이다. 65발 들이 탄창을 사용하고 구형 화약식 추진체를 사용하여 탄환을 날려보내며, 신뢰성은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대다수의 오토건에 비해 월등하지만 그 성능은 조잡하기 그지 없다. 배키안 연대의 병사들은 제국에 편입되기 전까지 오토 라이플을 기본 장비로 사용했었다.


 

Range

S

 AP

Type 

K-16 Auto-Rifle

 24"

2

-

Assaul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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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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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도 어김없이 어수선한 분위기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연병장에서는 2중대 250여명이 일제히 경례를 붙였다. 작전참모는 목소리를 높여 악을 써댔지만, 그의 말을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떠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부동자세를 취한 채 다른 생각을 할 뿐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행성 하늘로부터의 기적의 겨울 아침은 매우 어두웠고 코앞의 사람조차 분간되지 않을 정도였다. 안개까지 낀 상황에서 서치라이트의 빛으로는 백여 명의 병사들이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조차 분간되지 않았다.

 카이영이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버티기 힘들어졌을 무렵, 상황실에서 통신병이 달려 나왔다. 작전참모는 그의 속삭임을 듣고서야 긴 훈시를 멈췄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곧 로드 커미사르님을 포함한 신임 간부님들이 오신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타우록스 프라임의 부드럽고 낮은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전체 차렷!”

 

 로드 커미사르가 땅에 서자, 카이영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푹 눌러쓴 모자 속에서 바이오닉 임플란트가 서치라이트를 반사해서 붉게 빛났고 검은 망토 속에는 강철 의수와 결합된 파워피스트가 육중한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커미사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붉은 허리끈이 망토와 함께 바람에 날렸다. 너풀거리는 망토 사이로 수많은 훈장과 장식들이 반짝거렸다. 커미사르의 키는 이중에서 가장 작은 편이었지만, 그의 위압감은, 마치 이전 내전에서 만났던 죽음의 천사들을 떠오르게 하는 거대함이 있었다. 뒤 이어 내리는 중대장과 간부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커미사르님께 경롓!”

 

 위압감에 눌린 것은 그 뿐이 아닌지, 1소대장이 쉰 목소리로 고함쳤다. 병사들이 일제히 경례했다. 로드 커미사르는 잠시 중대장을 바라보았지만, 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단상에 올랐다.

 

 “쉬어.”

 “전체 쉬엇!”

 

 무딘 쇠를 연상케 하는 굵은 저음이 들리자, 카이영은 스피커가 고장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커미사르의 연설이 이어지자 그건 틀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미사르의 입에서는 임플란트 특유의 기계음이 났다.

 

 “07 배키안 연대 제군들, 나는 커미사르 안드레아다. 만나서 반갑다.

 나는 제군들에게 임페리얼 가드로서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제군들은 각지의 PDF로부터 모인 역전의 용사다. 나는 제군들의 전투기록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제군들의 전과는 나를 고무시켰다. 나뿐만 아니라 상급 사령부(High Command)는 제군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때문에 내가 여기 있다.

 제군들은 현재 사용하는 구식 병기들을 제국 표준 병기로 교체할 것이다. 카디아 출신의 중대 고문들이 사용법 숙지를 도울 것이다. 1달간의 교육 훈련 후, 제군들은 필요에 따라 다른 행성으로 파견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제군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내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도록해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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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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