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hammer 40k/Stipendium Militarum'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5.02.03 [원정기] 위력 정찰
  2. 2015.01.27 [원정기] 아펜니노 행성
  3. 2015.01.24 [원정기]지옥같은 행성
  4. 2015.01.20 [원정기] 부대편제
  5. 2015.01.09 [원정기] 제식소총
  6. 2015.01.04 [원정기] 로드 커미사르

러한 이유로 첫 번째 임무는 생각보다 빨리 떨어졌다. 총독은 워프 폭풍 기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이상 현상에 대비해 정찰활동을 강화해달라는 식으로 돌려서 이야기했지만 그 의미는 명확했다. 외부인들의 주둔기간이 늘어나는 것이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그 외에 높으신 분들의 사정이 합쳐져서 배키안 7연대는 중규모 적대적 움직임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위력정찰 임무를 맡게 되었다. 임무를 위해서 카이영이 속해있는 제 2소대가 차출되었다. 소대 공용화기반까지 포함해 200여명과 다수의 키메라, 카디안 패트롤 팀, 전차 소대를 동원한 대규모 위력정찰이었다. 심지어 중대장이 직접 지휘에 나섰다.

 모르톤 대령이 직접 나선 것은 로드 커미사르와의 알력 때문이었다. 작전하는 카디안 병사의 수를 늘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반면 로드 안드레아는 배키안 제 7연대를 신뢰하지 않았다. 배키안 7연대원들은 이미 반역자 스페이스 마린 혹은 워프의 악마들과 전투를 거친 베테랑들이었다. 하지만 오크의 싸움 방식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고 이해할 수 없었으며 언제나 상식 밖이었다. 경험 없는 지휘관들이 과연 싸움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그는 자신이 어디까지나 참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필요 이상의 조언은 하지 않았다. 불행히도, 그것만으로도 상급 장교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는 충분했기에 상급 장교들은 커미사르들이 지휘권에 간섭을 한다고 느꼈다. 이유야 어쨌든, 지휘부의 속내를 모르는 병사들로서는 그저 긴장될 뿐이다.

 임무는 카시아눔을 거쳐서 지역 PDF인 클레엔테스의 원정군 주둔지를 통과해 남부일대를 정찰하는 장기 임무였다. 오크를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카밀루스의 아들 마르쿠스와 그의 백인대가 안내역으로서 합류하게 될 것이고, 그들과 함께 남쪽 지역을 20여 킬로미터 정도 정찰하는 것이 주 목표였다. 이미 클레엔테스 원정군은 카시아눔 남쪽 60여 킬로미터까지 진군하여 주둔지를 설치한 상태였다. 임무 내용을 짧게 브리핑하는 소대장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키메라의 진동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로드 커미사르는 소대장의 옆에 앉아 침묵하고 있었다. 푹 눌러쓴 모자와 거대한 제복 깃, 턱까지 가리는 카라페이스 아머의 목 보호대 때문에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소대장이 말을 더듬으며 카디안 부대는 어디까지나 지원군이며 우리 2소대가 주력이다라고 강조하는 동안에도 로드 커미사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이오닉 아이만이 붉게 타오르며 빛날 뿐이었다.

브리핑이 끝나자, 전투 속도로 달리는 키메라의 울림만이 남았다. 다른 차에서는 각기 졸거나 떠들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삼십분이 지났는지, 한 시간이 지났는지. 어색한 정적을 참지 못하고 깬 것은 카이영이었다.

 

소대장님, 슬슬 시간 됐습니다.”

시간?”

정기 통신 시간입니다.”

, 아아~ , 그렇지. !”

, 소대장님.”

 

 통신병인 귄이 대답했다.

 

하라고 하시면 해보긴 하겠는데, 제가 하는 거보단 그냥 키메라용 무전기로 해보는 게 나을 겁니다.”

저도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분대장인 알빈란이 거들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대장은 잠깐 당황했다.

 

일단 그냥 해봐. 안되면 저쪽에 부탁하면 되지.”

알겠습니다.”

 

 귄이 헬멧을 조작했다.

 

아아, 여기는 쑥국새 아빠, 여기는 쑥국새 아빠. 산호초 나오라고 알림. (여기는 1소대다, 중대 본부 응답 바란다.)”

여기는 산호초라고 알림. (중대 본부에서 받았다.)

지금부터 말미잘과 정기 통신에 들어가겠다고 알림. (지금부터 연대 본부와 정기 통신을 하겠다.)”

수신완료. (알겠다.)

아아, 여기는 쑥국새 아빠, 쑥국새 아빠. 말미잘 나오라고 알림. (여기는 1소대다, 연대 본부 응답 바란다.)”

「…」

아아, 말미잘, 말미잘. 여기는 쑥국새 아빠.”

「…」

말미잘 통사 나와라, 이상. (연대 본부 측 통신원 응답 바란다)”

「…」

 

 귄이 얼굴을 찡그렸다.

 

안 잡히냐?”

그게 말입니다, 분대장님. 컨택은 되는 거 같은데 DX가 강한지 잡음이 심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연결은 되는데 신호방해가 강한지 잡음이 심해서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시그널이 약한가? (신호가 약한가?)”

아마 그건.”

 

 무딘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자 모두들 얼어붙었다. 그러든 말든, 로드 커미사르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워프 폭풍 때문일 거다. 이제부터는 무전은 소용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네, 소대장.”

, 그렇습니까?”

그렇네. 그것보다는 앞으로 몇 시간 정도 남았지?”

, . 도착예정까지 5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많이 남았군. 나는 눈 좀 붙일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깨우게.”

, 알겠습니다.”

 

 소대원들은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로드라는 칭호가 붙은 초 고위 장교가 매우 불편했던 것이다. 그것이 로드 커미사르의 배려라는 것을 모른 채, 소대원들은 작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잠을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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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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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이야기를 하기 전에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아펜니노 행성의 주민 대다수는 비스트맨과 그 혼혈로 추정되는 두꺼운 피부의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각각 켈타이와 벨가니라고 자칭하며 살고 있었다. 이들은 퓨덜 월드보다는 페럴 월드에 가까운 야만적인 문화를 가꿔왔다. 두 종족은 각기 따로 사회를 이루며 반목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반목이 얼마나 심했는지, 공통의 적 앞에서도 협력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으레 외각행성의 주민들은 잦은 침공에 시달리며 강인한 문화를 가지게 되지만, 켈타이인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인종 중 하나이다. 대략 100개의 부락을 이루고 사는 그들은 매년 각 부락에서 100명의 병사를 뽑아 벨가니인들의 영토를 침략한다. 부락에서 남은 자들은 원정에 나간 사람들의 가족들을 부양한다. 이듬해에는 그들이 원정을 나가고 돌아온 자들이 부락에 남는데, 이런 식으로 전쟁을 중단 없이 병행한다. 그들은 곡물을 소비하지 않고 가축을 주식으로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사냥하면서 보낸다. 이런 활동과 음식, 일상적인 훈련, 타고난 신체와 수렵생활 덕분에 이들은 성년이 되면 매우 건장한 체격과 강인한 힘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잡은 짐승 가죽 외에는 어떠한 것도 몸에 걸치지 않는다.
 벨가니인들은 보다 문화적인 이들이지만, 켈타이인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다. 이들은 켈타이인들의 1/10도 채 되지 않지만, 도시에 성벽을 두르고 스스로를 방어한다. 켈타이인들은 법무관과 집정관이라는 두 명의 지도자 아래 일곱 개의 도시를 이루고 사는데, 이 도시가 모두 언덕 위에 위치해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일곱 개의 도시를 모두 두르는 커다란 성벽을 축성했다. 이는 켈타이인들의 침략을 방어하는 국경이 되었다. 벨가니인들의 두 명의 지도자들은 50명으로 구성된 회의와 상의해 일을 처리하였다. 이들은 각 유력 가문의 수장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벨가니인들의 두 지도자는 회의에서 선출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벨가니 회의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인 명예직이었다. 이들 벨가니인들은 행성 총독과 그 휘하 행정부를 신으로 모셨다. 그 행정적 이점으로 인해, 행성 행정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우상을 세우는 것만은 막았다. 때문에 벨가니인들은 제국의 쌍두독수리를 총독과 반쯤 동일 시 하고 있었다. 총독은 신탁의 형태로 이들 벨가니인들을 통치했다. 반대로, 벨가니인들은 제물의 형태로 세금을 바쳤다.
 벨가니인들은 스스로가 문명화되었다는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였고, 총독 스스로도 그러한 점을 장려하고 있었다. 벨가니인들의 괴기한 문화와 켈타이인들의 괴상한 생김새는 이단적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적절한 것이었다. 이미 아펜니노 행성은 이단심문소의 직접적인 주목을 받고 있었다. 아펜니노 행성이 개척된 이후로부터 아펜니노를 모병행성으로 사용하고자하는 챕터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단심문소는 여러가지 사유를 들며 때로는 외교적으로 거절하거나 때로는 단순한 묵살로 대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이 늘어나는 것은 총독에게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대의 침략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최초의 이변을 발견한 것은 남동쪽 외곽의 도시인 카시아눔 출신의 백인대였다. 켈타이인들을 요격하러 출전한 카시아눔의 백인대는 지역 오크들과 조우하고 급히 회군하였다. 이 부대를 이끌던 카밀루스의 아들 마르쿠스는 오크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화약을 이용한 투사무기를 사용한다고 원로원에 보고하였다. 원로원은 이례적으로, 집정관인 클레엔테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원정군을 꾸렸다. 이는 집정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로서, 그들의 꼭두각시인 클레엔테스가 군권을 이용하여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조치였다. 그 만큼 원로원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법무관인 발레리안은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비밀리에 신관들과 접촉하여 신탁을 받았다. 환각 상태에 취한 신관들이 성가를 부르며 거대한 복스 커뮤니케이터를 조작하였다. 입체화상 투사기가 푸른 불길로 타오르며 총독의 모습을 영사하였고 복스 고스트는 인코퍼레이티드 눈시오 복스 트랜시버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노래하였다. 총독은 이를 패럴오크의 기술적 진화가 아니라 외부 오크들의 침공이라고 판단하였다. 어떠한 외적 침공 징후도 없었지만, 오크의 기술은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만일 오크의 공세가 있을 경우 그의 원시적인 PDF군대는 시간 벌이 밖에 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는 어뎁투스 미니스트레이툼에 즉각 보고하였다. 소규모 오크의 기습일 것이라는 세그멘툼 커맨드의 판단에 따라, 배키안 07 연대를 비롯한 3개 연대가 파견되었다. 사실상 아펜니노는 배키안 연대의 강인함과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대였다. 나머지 2개 연대는 이들의 불충이 발견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안전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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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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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길 넘겨줄 순 없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었다. 소대장은 적의 총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서 죽었다. 북부군의 괴상한 갑옷은 K-16으로는 기스 정도 밖에 나지 않았다. 해골과 뾰족한 장식들이 주렁주렁 갑옷은, 화포의 맞자 잠깐 비틀거렸지만, 이내 왼손에 든 권총을 쏘며 달려왔다. 시체가 즐비했다. 방어선은 3차까지 뚫렸고, 본부가 바로 뒤에 있었다. 그 뒤로는 수도가 코앞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다. 여기서 막아야한다. 카이영은 떨리는 손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 얄개 새끼가! 부소대장이 발광하듯 비명을 지르며 수류탄을 뽑았다. 끌어앉고 자폭하려는 거구의 부소대장을, 갑옷은 코웃음 치듯 톱날로 썰어버렸다. 피와 내장을 흩뿌리며 부소대장이 폭발했다. 발광하며 총기를 난사하는 소대원들을 비웃으며, 갑옷은 포효 했다. 해골 옥좌에 해골을!

 

 카이영 병장님?”

 -!”

 

 카이영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깨어났다. 쪼그라든 기도가 대신 비명을 질렀다. 끼으아아악하고, 목이 졸리는 소리를 내며 카이영은 발버둥 쳤다.

 

 병장님? 병장님?”

 

 불침번이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카이영은 손을 저으며 등을 두드려주는 불침번을 밀어냈다. 등에 가해지는 충격이 그를 더 고통스럽게 했다.

 한참을 몸부림치고 나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카이영은 쇳소리를 내며 말했다.

 

 , …….”

 여기 있습니다.”

 

 수통의 물을 우겨넣듯 마시고는, 카이영은 화장실로 달려갔다. 토해내고 마시고 토해내고 마시고를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나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괜찮으십니까?”

 , 아니괜찮아.”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

 

 그냥 더위 먹은 것 같아.”

 그러게 말입니다. 말 그대로 찜통 행성 같습니다.”

 

 아펜니노 행성은 일종의 화산 행성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각 활동이 활발한 행성이었다. 행성 전역에 크고 작은 간헐천들이 생성되어있었고, 간헐천들은 물과 증기를 내뿜었다. 말이 간헐천이지 곳곳의 분사구에서는 쉴 새 없이 증기가 나왔다. 활발한 화산 덕분에 행성 지하수는 항상 끓는 물이었고, 24시간 내내 행성 표면이 뜨거운 안개로 덮여있었다. 기본적으로 행성표면의 온도는 30도에서 70도 사이를 왔다 갔다 했는데, 사람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배키안 연대에게는 주둔지내의 온도조절 시스템과 적대적 환경 보호복이 지급되어야 했지만, 때 아닌 워프 폭풍 때문에 수송대의 도착이 늦어지고 있었다. 덕분에 연대는 작전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였다. 아펜니노 행성 환경에서는 전투군장을 한 채 5분만 걸어도 물에 빠진 것처럼 옷이 땀범벅이 되고, 습기 찬 뜨거운 공기는 숨 쉬는 것조차 괴롭게 했다. 20분이면 수통의 물이 바닥났고 1시간 정도면 탈수 증세로 쓰러지는 병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비상용으로 갖춰둔 찬물도 반시간도 되지 않아 뜨거워졌다. 덕분에 병사들의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덤으로 작전행동은 밀폐된 차량을 이용한 정찰 정도로 제한되었다. 지휘관들은 자기 휘하의 병사들을 정찰조에 편성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래야만 자신들도 키메라에 탑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연대 작전회의도 키메라 내에서 열릴 정도였다.

 이러한 환경은 예상치 못한 이점을 주기도 했다. 병사들이 열기를 피하기 위해 파견중대원들과 가까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카디안 차량 운용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연대의 인기인이었다. 1소대의 괴짜 핸슨 중위에게 조차도 잘 보이려고 애썼던 것이다. 상호간의 교류가 점차 활발해졌으며, 두 연대의 병사들은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었다. 그 과정에서 뇌물이 오가기도 했지만 커미사르들은 적당히 눈감아주고 있었다. 이러한 조취가 연대장의 지시라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뜨거운 공기 속에 있자, 안 그래도 안 좋던 기분이 급속도로 우울해졌다. 악몽에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익숙해진 상태였지만, 이 뜨거운 공기는 도무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그나마 배키안 연대원들은 나은 편이었다. ‘하늘로부터의 기적에는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병사들은 뜨거운 기후를 어느 정도 겪어본 편이었다. 그렇지 않은 카디안 병사들은 밤에도 몰래 차량 안에서 잘 정도였다. 한번 일어나자 더워서 도무지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자야만 했다. 낮이 되면 더 뜨거워지기 때문이었다. 카이영은 감기지 않는 눈을 억지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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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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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는 장비교육과 정신교육, 전술훈련 등으로 끝났다. 분대장들은 따로 추가적인 전술교육을 받은 듯 하지만 카이영에게는 관련 없는 이야기였다. 병사가 하는 일은 언제나 같다. 시키는 대로 따르고 지시받은 대로 행한다. 이유는 알 필요도 없고 일일이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건 카이영이 공화국군의 병사이든 제국의 가드맨이든 같았다. 명령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지금은 이렇게 총을 닦고 있지만 10분 후에는 참호에서 총을 견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놀 땐 부지런히 놀아야 했다.

라스건은 매우 가벼운 무기였다. 그 크기에도 불구하고 기관단총 정도의 무게 밖에 되지 않았다. 반동도 거의 없었고 구조에 익숙해질 때까지 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라스건은 기본적인 구조는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화약 무기에 비해 정비가 간편했다. 모두들 이미 질릴 정도로 익숙해져서, 분해조립 정도는 30초 내로 해치울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는 작은 통신기인 마이크로 비드(Micro-Bead)나 화학전용 호흡기, 각종 수류탄과 야전 구급킷 등의 사용법을 익혔다.

 

 “제건 다 된 거 같습니다.”

 “너 그렇게 대충 닦다간 또 혼난다.”

 “에이 괜찮습니다. 어차피 새거 아닙니까. 대충 닦아도 됩니다.”

 

 젠킨스는 노란머리를 빡빡 깎은 활발한 사내였다. 매사를 대충대충하고 놀기를 좋아하고, , 이런 점은 카이영과 같지만 단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카이영은 적당적당히 하지만 젠킨스는 눈에 띌 정도로 매사를 대충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호불호가 확실하고 의사표시가 확실한 사나이였다. 대놓고 소대 지휘관들에게 적의를 표시할 정도였다.

 

 “안 괜찮아, 내가 혼난다고. 난 커미사르가 온다면 니가 제일 먼저 처형당할 줄 알았다.”

 “하라면 하라지요. 전 반납하고 오겠습니다. 병장님 것도 해드립니까?”

 “병장이 한둘이냐?”

 “에이-. 병장하면 부분대장님 밖에 없지요.”

 “, 일단 좀만 더 눈치를 볼까. 근데 너 어디 출신 이랬더라?”

 “13사단입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배키안 07연대는, 07연대 뿐만 아니라 배키안 연대는 모두 배키안 전역의 해산된 사단에서 병사들을 긁어모아서 창설되었다. 창설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부대 내부가 약간 느슨한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병사들의 실력은 이미 이전 내전에서 검증 되었을 터였다.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창설 초기라서 바빠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휘관들은 일단은 병사들을 풀어두고 있었다. 아마 후자일거라고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쪼아대지만 않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병장님은 어딥니까?”

 “, 난 직할대라서 말해도 모를걸.”

 “어딥니까?”

 “93 정찰대.”

 “거기 특수부대 아닙니까?”

 “, 병장님이 말입니까?”

 

 함 일병이 끼어들었다.

 

 “봐라, 이런 말 들을까봐 안 한 거야.”

 “에이, 병장님 또 왜 이러신 답니까.”

 

 카이영이 눈을 흘기자 함이 헤시시 웃었다.

 

 “니가 날 우습게보니까 이런 거 아냐, 젠킨스. 헐이라니. 안 믿을 거면 왜 물어봤냐?”

 “에이, 믿습니다. 작전병이셨습니까?”

 “작전병이면 내가 이런데 있겠냐?”

 “그럼 운전병 아닙니까?”

 “그럼 운전하고 있겠지.”

 “! 알았다! 피엑스병 아닙니까?”

 “시끄럽고, 좀 흥분하지 마라.”

 

 침대 위에서 방방 뛰는 젠킨스에게, 카이영은 핀잔을 줬다.

 

 “병장님 병장님. 거기 특수부대 아닙니까?”

 “몰라, 임마.”

 “거기서 뭐 했습니까?”

 “이것저것.”

 “근데 왜 여기 왔습니까? 임페리얼 가드에는 특수부대 없답니까?”

 “모른다.”

 

 전의 부대, 그러니까 93정찰대에서는 카이영 만이 07연대로 배속되었다. 단 한 명이 부족했고, 재수 없게 카이영이 걸렸다. 그 뿐이다. 카이영의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머릿수를 땜빵 할 보병이 필요했다. 그날부로 카이영의 보직은 정찰병에서 일반 보병으로 바뀌었다. 전 상관인 지역대장 - 여기 편제로 치면 중대장이 되는 은 제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의 영광스러움 따위를 역설하며 어차피 정찰대는 해체될 것이니 카이영이 먼저 가있을 뿐이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카이영에게 있어선 그저 모 부대(母 部隊)에서 버려졌을 뿐이었다.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했으니 해산될 때도 함께여야 하지 않겠는가? 카이영은 2년간 목숨 바쳐 봉사한 충성을 배신당한 것 같아 종종 우울해지곤 했다.

 새 총임에도 불구하고 이음새와 파워팩 삽입부, 총열 접합부를 몇 번이나 닦은 후, 병사들은 라스건을 무기고에 넣었다. 그 누구도 소문 무성한 즉결처형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아직은 아무도 죽지 않았지만. 몇몇 눈에 띄기 좋아하는 병사들만이 허세를 부릴 뿐이었다.

 창밖으로는 차량 운용병들이 한창 정비 중이었다. 줄지어 늘어선 키메라 장갑차 사이로 카디안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배키안 연대의 전투병력 대부분은 준 문명화된 오션 월드인 하늘로부터의 기적출신의 전직 PDF(제국 사람들은 공화국군을 PDF라고 불렀다)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보병과는 다르게 특기병들의 교육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 공백을 카디아에서 파견된 병력들이 메꾸고 있었다. 키메라나 헬하운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기갑전력은 제 169 카디안 기갑연대에서 온 파견중대가 맡고 있었다. 배키안 연대가 07연대 하나는 아니니 다른 부대 출신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적어도 07연대에는 카디아 병사들 뿐이었다.

  카이영은 문득 고향이 그리워졌다. 이젠 영원히 돌아 갈 수 없는 그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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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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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새로운 간부들이 부임했다고 해서 부대원들의 생활이 180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07 배키안 연대가 임페리얼 가드에 소속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갑자기 가드맨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오전 구보, 세면, 아침 식사 후 지정된 장소로 집합하자, 그제야 평소와는 약간 다른 상황이 생겼다.

 

오늘의 첫 번째 교육훈련은 제식장비 교육이랜다.”

 

소대장은 그 말만하고 나가버렸다. 자기네들끼리 뭔가 할일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카이영은 소대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2소대장은 연대에서는 정말 드물게, 전쟁 경험이 없는 햇병아리 소위였다. , 우리 6중대에서는 4소대장을 제외하고는 전원 경험 없는 소위들이었지만. 지난 내전에서 장교 전사율이 높았던 탓이다. 어째 멍청한 놈들만 살아남았다.

어쨌든 새로울 것도 없는 분위기의 막사에서 반쯤 잠이 덜 깬 카이영, 그리고 김빠진 상태의 소대원들이 모여 있었다. 도합 40. 지구가 아니라 행성 하늘로부터의 기적전역에서 모아온 베테랑 병사들이었다. 출신 부대가 여기저기 흩어져있기에, 신입생 교실처럼 아직도 어수선하고 난잡한 분위기였다.

그러는 동안 사람이 왔다. 전체- 차렷! 하고 1분대장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카이영은 반사적으로 자세를 바로 했다. 그는 체격이 좋다기보다는 뚱뚱했으며, 숱이 얼마 없는 머리 아래로 까무잡잡한 얼굴에 흉터와 주름이 가득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카디아 패턴의 전투복 위로 방호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내 이름은 다들 알겠지? 사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사실 한 달 후에는 얼굴을 다시 마주할 일도 없을 테니 이름을 몰라도 문제없지.

어이, 거기 너. 라스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그는 병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굉장히 귀찮아 보이는 얼굴로 라스건을 집어들었다.

 

이건 칸트렉스 패턴 라스건이다. 가드맨의 가장 표준적인 무장이며 네놈들의 목숨보다 소중한 물건이다. 그냥 간단하게 목숨이라고 생각해라. 라스건이 부서지면 총살될 테니까.

기본적으로 라스건은 여러 가지 패턴이 있지만 동일한 구조와 동일한 파워팩을 사용한다. 파워팩 하나당 2000발을 사격할 수 있지. 네 놈들의 저열한 문명을 생각하면 이런 병기를 들게 되는 것은 기적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이 중 절반 이상은 2000발을 다 쏴보지도 못 할 거다.

,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저길 봐라.“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모래주머니가 있었다. 마치 성벽이라도 만들려는 듯 서너 겹으로 두껍게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교관이 시선을 보내자 녹색 눈에 의안을 한 카디아 병사가 소총을 들고 조준 주머니를 조준했다.

 

지금 이 녀석이 들고 있는 것은 K 뭐시긴가 하는 네놈들이 쓰던 구식 총이다. 좋아, 사격 개시.”

사격 개시!”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자 소총이 불을 뿜었다. K-16 소총은 울분을 토하듯 풀 오토로 30번의 불꽃을 토해내고서야 멈췄다.

사격이 끝나고 병사가 모래주머니 하나를 들고 왔다. 주머니 한 쪽에서는 횡하니 뚫린 구멍으로 모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교관은 모래주머니를 받아들고 앞뒤를 뒤집어가며 보여주었다.

 

이 케이 뭐시기 소총은 이런 모래주머니 하나 제대로 관통하지 못했다.”

이건 두 번째 열에 있던 포대입니다, 원사님.”

그럼 하나는 관통했군. 포대는 두껍게 쌓아뒀나, 타디스?”

. 10열로 쌓아뒀으니 마음것 갈기셔도 됩니다.”

좋군. , 그럼 굼벵이들아 눈 똑똑히 뜨고 잘 봐라!”

 

교관은 라스건의 개머리판을 옆구리에 낀 채 소총을 갈겼다. 드르륵거리는 낮은 소리와 함께 짙은 이온 냄새가 났다. 라스건의 총구에서 레이저가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 모래주머니에 명중했다. 모래 포대는 비명을 지르며 펑펑 터져나갔다. 사방으로 모래가 튀었다. 앞 열의 병사들에게까지 모래가 튈 정도였다. 교관이 백여 발을 갈기고 나자 모래포대로 된 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카이영 뿐만 아니라, 사병들은 모두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교관은 약간 으시대며 말했다.

 

봤나? 이게 진짜 총이라는 거다.”

 

----------------------------------------------------------------

 

K-16 오토 라이플

  K-16 오토 라이플은 오토건의 일종이다. 65발 들이 탄창을 사용하고 구형 화약식 추진체를 사용하여 탄환을 날려보내며, 신뢰성은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대다수의 오토건에 비해 월등하지만 그 성능은 조잡하기 그지 없다. 배키안 연대의 병사들은 제국에 편입되기 전까지 오토 라이플을 기본 장비로 사용했었다.


 

Range

S

 AP

Type 

K-16 Auto-Rifle

 24"

2

-

Assaul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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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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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도 어김없이 어수선한 분위기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연병장에서는 2중대 250여명이 일제히 경례를 붙였다. 작전참모는 목소리를 높여 악을 써댔지만, 그의 말을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떠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부동자세를 취한 채 다른 생각을 할 뿐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행성 하늘로부터의 기적의 겨울 아침은 매우 어두웠고 코앞의 사람조차 분간되지 않을 정도였다. 안개까지 낀 상황에서 서치라이트의 빛으로는 백여 명의 병사들이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조차 분간되지 않았다.

 카이영이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버티기 힘들어졌을 무렵, 상황실에서 통신병이 달려 나왔다. 작전참모는 그의 속삭임을 듣고서야 긴 훈시를 멈췄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곧 로드 커미사르님을 포함한 신임 간부님들이 오신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타우록스 프라임의 부드럽고 낮은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전체 차렷!”

 

 로드 커미사르가 땅에 서자, 카이영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푹 눌러쓴 모자 속에서 바이오닉 임플란트가 서치라이트를 반사해서 붉게 빛났고 검은 망토 속에는 강철 의수와 결합된 파워피스트가 육중한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커미사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붉은 허리끈이 망토와 함께 바람에 날렸다. 너풀거리는 망토 사이로 수많은 훈장과 장식들이 반짝거렸다. 커미사르의 키는 이중에서 가장 작은 편이었지만, 그의 위압감은, 마치 이전 내전에서 만났던 죽음의 천사들을 떠오르게 하는 거대함이 있었다. 뒤 이어 내리는 중대장과 간부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커미사르님께 경롓!”

 

 위압감에 눌린 것은 그 뿐이 아닌지, 1소대장이 쉰 목소리로 고함쳤다. 병사들이 일제히 경례했다. 로드 커미사르는 잠시 중대장을 바라보았지만, 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단상에 올랐다.

 

 “쉬어.”

 “전체 쉬엇!”

 

 무딘 쇠를 연상케 하는 굵은 저음이 들리자, 카이영은 스피커가 고장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커미사르의 연설이 이어지자 그건 틀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미사르의 입에서는 임플란트 특유의 기계음이 났다.

 

 “07 배키안 연대 제군들, 나는 커미사르 안드레아다. 만나서 반갑다.

 나는 제군들에게 임페리얼 가드로서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제군들은 각지의 PDF로부터 모인 역전의 용사다. 나는 제군들의 전투기록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제군들의 전과는 나를 고무시켰다. 나뿐만 아니라 상급 사령부(High Command)는 제군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때문에 내가 여기 있다.

 제군들은 현재 사용하는 구식 병기들을 제국 표준 병기로 교체할 것이다. 카디아 출신의 중대 고문들이 사용법 숙지를 도울 것이다. 1달간의 교육 훈련 후, 제군들은 필요에 따라 다른 행성으로 파견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제군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내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도록해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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