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이야기를 하기 전에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아펜니노 행성의 주민 대다수는 비스트맨과 그 혼혈로 추정되는 두꺼운 피부의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각각 켈타이와 벨가니라고 자칭하며 살고 있었다. 이들은 퓨덜 월드보다는 페럴 월드에 가까운 야만적인 문화를 가꿔왔다. 두 종족은 각기 따로 사회를 이루며 반목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반목이 얼마나 심했는지, 공통의 적 앞에서도 협력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으레 외각행성의 주민들은 잦은 침공에 시달리며 강인한 문화를 가지게 되지만, 켈타이인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인종 중 하나이다. 대략 100개의 부락을 이루고 사는 그들은 매년 각 부락에서 100명의 병사를 뽑아 벨가니인들의 영토를 침략한다. 부락에서 남은 자들은 원정에 나간 사람들의 가족들을 부양한다. 이듬해에는 그들이 원정을 나가고 돌아온 자들이 부락에 남는데, 이런 식으로 전쟁을 중단 없이 병행한다. 그들은 곡물을 소비하지 않고 가축을 주식으로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사냥하면서 보낸다. 이런 활동과 음식, 일상적인 훈련, 타고난 신체와 수렵생활 덕분에 이들은 성년이 되면 매우 건장한 체격과 강인한 힘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잡은 짐승 가죽 외에는 어떠한 것도 몸에 걸치지 않는다.
 벨가니인들은 보다 문화적인 이들이지만, 켈타이인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다. 이들은 켈타이인들의 1/10도 채 되지 않지만, 도시에 성벽을 두르고 스스로를 방어한다. 켈타이인들은 법무관과 집정관이라는 두 명의 지도자 아래 일곱 개의 도시를 이루고 사는데, 이 도시가 모두 언덕 위에 위치해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일곱 개의 도시를 모두 두르는 커다란 성벽을 축성했다. 이는 켈타이인들의 침략을 방어하는 국경이 되었다. 벨가니인들의 두 명의 지도자들은 50명으로 구성된 회의와 상의해 일을 처리하였다. 이들은 각 유력 가문의 수장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벨가니인들의 두 지도자는 회의에서 선출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벨가니 회의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인 명예직이었다. 이들 벨가니인들은 행성 총독과 그 휘하 행정부를 신으로 모셨다. 그 행정적 이점으로 인해, 행성 행정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우상을 세우는 것만은 막았다. 때문에 벨가니인들은 제국의 쌍두독수리를 총독과 반쯤 동일 시 하고 있었다. 총독은 신탁의 형태로 이들 벨가니인들을 통치했다. 반대로, 벨가니인들은 제물의 형태로 세금을 바쳤다.
 벨가니인들은 스스로가 문명화되었다는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였고, 총독 스스로도 그러한 점을 장려하고 있었다. 벨가니인들의 괴기한 문화와 켈타이인들의 괴상한 생김새는 이단적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적절한 것이었다. 이미 아펜니노 행성은 이단심문소의 직접적인 주목을 받고 있었다. 아펜니노 행성이 개척된 이후로부터 아펜니노를 모병행성으로 사용하고자하는 챕터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단심문소는 여러가지 사유를 들며 때로는 외교적으로 거절하거나 때로는 단순한 묵살로 대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이 늘어나는 것은 총독에게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대의 침략은 사정이 조금 달랐다. 최초의 이변을 발견한 것은 남동쪽 외곽의 도시인 카시아눔 출신의 백인대였다. 켈타이인들을 요격하러 출전한 카시아눔의 백인대는 지역 오크들과 조우하고 급히 회군하였다. 이 부대를 이끌던 카밀루스의 아들 마르쿠스는 오크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화약을 이용한 투사무기를 사용한다고 원로원에 보고하였다. 원로원은 이례적으로, 집정관인 클레엔테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원정군을 꾸렸다. 이는 집정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로서, 그들의 꼭두각시인 클레엔테스가 군권을 이용하여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조치였다. 그 만큼 원로원은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법무관인 발레리안은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비밀리에 신관들과 접촉하여 신탁을 받았다. 환각 상태에 취한 신관들이 성가를 부르며 거대한 복스 커뮤니케이터를 조작하였다. 입체화상 투사기가 푸른 불길로 타오르며 총독의 모습을 영사하였고 복스 고스트는 인코퍼레이티드 눈시오 복스 트랜시버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노래하였다. 총독은 이를 패럴오크의 기술적 진화가 아니라 외부 오크들의 침공이라고 판단하였다. 어떠한 외적 침공 징후도 없었지만, 오크의 기술은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만일 오크의 공세가 있을 경우 그의 원시적인 PDF군대는 시간 벌이 밖에 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는 어뎁투스 미니스트레이툼에 즉각 보고하였다. 소규모 오크의 기습일 것이라는 세그멘툼 커맨드의 판단에 따라, 배키안 07 연대를 비롯한 3개 연대가 파견되었다. 사실상 아펜니노는 배키안 연대의 강인함과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대였다. 나머지 2개 연대는 이들의 불충이 발견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안전책이었던 것이다.

'Warhammer 40k > Stipendium Militar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정기] 위력 정찰  (0) 2015.02.03
[원정기]지옥같은 행성  (0) 2015.01.24
[원정기] 부대편제  (0) 2015.01.20
[원정기] 제식소총  (0) 2015.01.09
[원정기] 로드 커미사르  (0) 2015.01.04
Posted by 아크리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