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켄이 힘겹게 눈을 뜹니다.

 스트라켄에게는 세상은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스트라켄은 오늘도 샷건을 들고 같이 놀 친구를 찾습니다. 하지만 놀이 상대 조차도 황랑한 미래에서는 가뭄에 콩나듯 찾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스트라켄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스트라켄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꼭 만날거라 믿으며 스트라켄은 천천히, 하지만 묵묵하게 친구들을 찾습니다. 그러다 배신자 칸을 만난 스트라켄의 얼굴이 웃음꽃이 활짝 핍니다. 스트라켄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달려갑니다.


 "칸! 야이 계집애 같은 배신자 새끼야!"


 스트라켄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칸을 바라봅니다. 칸은 질퍽한 정글 바닥에 대가리를 꼬라박고 있습니다. 숨조차 쉬고 있지 않습니다. 스트라켄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스트라켄은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친구들이 사라진 것도 벌써 수년 전입니다. 그저 반가와서 양팔로 으스러져라 껴안았을 뿐인데… 하지만 스트라켄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딘가에는 스트라켄과 놀아줄 친구가 있을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스트라켄의 절친 마보마저도 떠났기 때문입니다.


 "이 병신 같은 새끼야! 빨리 안 일어나?"


 스트라켄은 격노합니다.


 "당장 일어나서 똑바로 덤지비 못해?"


 하지만 칸은 대답이 없습니다. 물론 이미 절명한 칸이 일어날리 없다는 것을 스트라켄은 잘 모릅니다. 계집에 같은 칸이 잠시후 베시시 웃으며 일어나 놀아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힘도 들어가지 않은 스트라켄의 발길질에 칸의 유해가 가루가 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의 희망도 산산조각이 납니다.


 스트라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박살나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칸을 보며 스트라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스트라켄은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스트라켄이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표적을 찾지 못한 벤데타, 할 일이 없어서 놀고있는 배틀탱크, 로켓 손질이나 하고있는 만티코어의 모습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그렇게 두 눈에 모두의 모습이, 모두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로 스트라켄은 힘겹게 눈을 감습니다.


 스트라켄은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마보도, 하커도, 야릭도 모두 좋은 친구를 찾았을 까요? 스트라켄은 눈을 감습니다. 내일은 찢어죽일… 아니,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를 찾을 수 있을거라 믿으며…….


Posted by 아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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