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결국 밤새 조금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선착장으로 나왔다. 차가운 해풍이 불어왔다. 별이 박힌 어둠의 장막을 알라께서 걷으실 즈음 누군가 내 어께에 손을 올렸다.
 "아, 아버지…."
 "두려우냐?"
 가만히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아버지. 이렇게 올려다보니 아버지의 얼굴에 쌓인 무인으로서의 세월이 느껴졌다. 나는 아버지의 눈을 마주하고 당당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남자로서 무가에 태어나, 무인으로 자라 전장에 나가는 것은 알라의 축복. 제 검에 두려움 같은 것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네 얼굴은 수심이 가득하구나. "
 역시 아버지는 속일 수 없군. 필시 결전을 앞두고 아들이 걱정되시는 거겠지. 그러나 사략함의 승무원으로서의 경험은 나를 전사로 만들어주었다.
 "조금 걱정이 될 뿐입니다. 우리 함대의 숫자가 많다고 하지만 이교도는 질적으로 우수합니다. 선원들은 해적들을 겁쟁이라고 비난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해적들의 주장에 동감입니다. 지난 밤 회의에서, 총사령관께서는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해야한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쌍방이 재기불능이 되어 지중해를 두고 지루한 국지전을 벌이게 될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아버지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소를 띄었다.
 "이미 내려진 결정은 어쩔 수 없지. 그렇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다."
 "네, 아버지."
 "잠은 자두었느냐? 체력관리도 전사의 중요한 요소다."
 "예, 회의를 하기 전 미리 자두었습니다."
 "그렇다면."
 미소가 사라지고 곧, 아버지의 얼굴은 장군의 얼굴이 되었다. 아버지, 아니, 함장은. 몸을 돌려 배를 향했다.
 "선원들을 깨우고 노예들도 배불리 먹여라. 그리고 모두에게 이번 싸움이 저들의 최후가 될 것임을 강조하거라."
 "옛, 함장님!"
 나는 선원 숙소를 향해 달렸다. 이제 밥을 먹고 출항준비를 서둘러야한다. 바쁘게 선원들을 지휘하는 동안은 걱정따윌 하고 있을 틈이 없다. 그리고나서, 모든 것은 알라의 뜻대로 될것이니….

'Novels > Short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71년 10월 7일 레오나르도 레니에  (0) 2016.02.01
최후의 변론  (0) 2015.12.08
Posted by 아크리트
,

"피고는 최후의 변론을 하시오.ㅣ"

 

재판관의 냉기 가득한 목소리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판사님, 하늘에 맹세코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쩔줄 몰라하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진실을 고했다.

 

"저희집 고양이가 했습니다."

'Novels > Short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71년 10월 7일 레오나르도 레니에  (0) 2016.02.01
1571년 10월 7일 무함마드 알리  (0) 2016.02.01
Posted by 아크리트
,


Aces Wild : Manic Brawling Action


이거 킥스타터 할 때부터 낚여서 산건데, 광고만 잘찍은 게임입니다.

 

물론 속도감과 타격감이야 더 할 나위 없이 좋은데 다른 부분은 전혀 완성되어있지 않습니다.

똑같은 BGM, 팔렛트 스왑의 반복, 콤보 패턴도 몇 없고, 적의 패턴도 얼마 없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가면 적이 전부 슈퍼아머입니다.

 

지루한 원패턴의 반복에, 스테이지 구성도 뭐 없고

애초에 스토리라는게 없어서 게이머에게 동기부여할 만한 무언가가 없어요.
이런 종류의 게임에 큰 애정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피하시길 바랍니다.






No Time To Explain Remastered


이 게임은 광고의 내용이 답니다.

전 별로 기대 안하고 개그가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개그고 뭐고 그냥 트레일러에 나온 내용만 재탕입니다.

같은 패턴의 반복.


퍼즐은 초반에는 할만하다가 나중에 가서는 똑같은 퍼즐만 반복이고.

보스전이 뭐 획기적이거나 아니면 다른 아케이드 게임 수준의 재미를 주는 것도 아니고.

플레이 타임 2~3시간에 게임 가격 16000원 (15달러), 거기다 버그도 있고 해서 평이 좋지 않던 게임입니다.

 

하도 비추천 도배되서 그런지 리마스터링했다면서 새로 바꿔서 냈는데

글쎄요... 리마스터판은 안해봤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군요.





Of Orcs And Men


공식 한글 지원 게임


스토리도 좋고 그래픽도 다 좋은데 정작 주가 되는 전투가 지루합니다.

전투 외적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 내에서 즐길 거리가 전투 뿐인데도 그렇습니다.

 

일단 여러 종류의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는건 주인공 오크랑 주인공 고블린 둘 뿐입니다. 뭐, 그거야 큰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는 이 둘을 데리고 할 만한게 없다는겁니다.

 

전투라고 해봐야 그냥 싸우는거 구경하는 것 뿐이고, 플레이어가 개입할만한 부분이 거의 없어요. 장르가 액션 RPG라는데, 액션성도 없고 RPG로서의 완성도도 매우 낮습니다. 심지어 구경하는 재미마저 없습니다.

 

다만 스토리 부분은 매우 좋습니다.

예전엔 스팀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는데 요즘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꼈네요.

하지만, 이게 정상적인 게임이었다면, 왜 제대로된 리뷰조차 없겠습니까?

가급적 피하셨으면, 돈 주고 사겠다고 하면 그 돈으로 외식이나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메타크리틱은 69점, 유저 스코어는 6.7점입니다.

유저스코어도 예전에는 5점대였는데 지금은 올라갔네요.




Organ Trail: Director's Cut

고전 게임인, Oregun Trail의 패러디 게임입니다.

좀비 아포칼립스 물인데... 게임 내 컨텐츠가 너무 없다고 해야하나.

플레이 타임에 비해 할게 없습니다. 가격 생각하면 적당하긴 한데...


게임 내에 즐길 거리 자체가 없을 뿐더러, 가면 갈 수록 지루해지는 미니게임의 반복입니다. 그 마저도 버그투성이고... 할거 없을때 폰으로 하면 모를까 컴퓨터로 할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아, 물론 못 만든 게임은 절대 아니고 분위기도 좋고, 일부러 고전 게임에 대한 오마쥬로 이렇게 만든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뭔가 어설픈게, 이런 저런 부분을 조금만 더 채웠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느낌이 계속 들어요.

 

난이도가 쉬워서 더 쉽게 질리고...
하다보면 "다른 재밌는 게임 많은데 왜 이걸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뭐, 굳이 산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페이블 시리즈


피터 몰리뉴산 게임인데... 시리즈 전부 다 불합격 점을 드리고 싶군요.

페이블 1이야 좆 고전게임이니까 그렇다치고,

애니버서리야 단순 리마스터링이니까 추억의 게임을 다시 해보고싶은 분들은 해보셔도 괜찮겠지요.

 

하지만 페이블 3은...
중반까지는 할만한데, 후반 가면 적들의 공격력이 강해져서 주인공이 칼질 2~3방에 죽습니다. 그런데도 주인공 체력이나 방어력 업그레이드 해줄만한게 없고요.

심지어 적은 주인공과 체력이 비슷해지는데다 열명 스무명씩 몰려 나옵니다.

 

덕분에 게임을 진행하려면 멀리서 한 대 툭 치고 하나 유인해서 아주 피튀기는 혈투를 벌인 다음에 또 멀리서 한 대 툭 치고 하나 유인해서.... 이짓을 무한 반복해야하니 재미가 있을리가 있나요.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결함이 있는데... 이쪽은 스포일러라 말을 못하겠네요.

페이블 3도 리마스터링되서 나왔는데, 스팀에서는 구입을 못하고 다른 상점에서 사서 시디키를 등록해야합니다. 이렇게까지 하느니 그냥 다른 게임 사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이거 게임 포 윈도우 라이브인데, 그 때문에 이제와선 멀티 제대로 작동 안합니다.

멀티플레이 보상이 있는데, 그것도 이제는 못받지요.

Posted by 아크리트
,